말초

from diary 2007/09/03 17:23


Hanos' Diary #952
20070903, 월요일, 흐림


아웃. 이라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이 넘어간다'는 평을 듣고 구입했는데
주인공들의 소소한 일상이나, 관계를 설정하는 초반 내용이 어찌나 지루한지
(작가의 세심한 시선과 센스있는 묘사에도 불구하고) 슬슬 짜증이 날 정도였다.

느릿느릿 어영부영 진행되던 중에,
평소 바람을 피우고, 도박에 빠져살던 남편이 집에 돌아와 부인을 때렸고
그녀는 어쩌다보니 술취한 남편을 목졸라 살해한다.
친하게 지내던 아주머니 몇 분이 모여 시체를 분리, 해체한 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다가
화류계, 도박 업종에 종사하던 전과자에게 혐의가 돌아가는 데 까지 읽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400여 페이지를 읽어버렸다.
(하루빨리 남은 300 페이지도 어서 읽고 싶다. 궁금해서 계속 생각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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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범죄, 돈, 여자' 등의 말초적인 소재에
쉽게 빠져드는 대중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왠지 나는 좀 더 본질적이고, 진지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생각했었는데
어쩜 이리 자극적인 소설이 재밌는지, 사람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소설은 그저 말초적이라 폄하할 수 없는 많은 내공을 가진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일단 소재에 반응하는 내 모습이 그랬다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자극적인 소재에 자극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다만 그런 자극을 어떻게 분별하고 반응하는지에 따라
옳고 그름, 혹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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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vril 2007/09/13 14: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태그가 매우 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