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

from diary 2007/04/19 11:35


Hanos' Diary #925
20070419, 목요일, 겉옷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추움


한 아주머니가 자살하려던 순간 정신분열을 일으켜
몇 시간 동안 ‘5살 여자아이’라는 가상의 존재가 되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주머니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공원에 와 있었고
덕분에 ‘자살’을 회피할 수 있었다.
이미 돌아가신 그 할머니는, 아주머니의 인생에 사랑을 베푼 유일한 존재였다.

그 분이 단지 ‘사랑 받았던 기억’을 찾기 위해 몇 개월, 몇 년 전이 아닌
40여 년 전 까지 힘들게 거슬러가야만 했던 그 상황에
정말 사무치도록 마음이 아파왔다.


정상적인 사람이 자신의 내면이 파괴될 수준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경우
(집단 이지메, 지인으로부터의 강간, 자살을 결심할 절망적 상황 등)
그의 잠재의식은 방어기제를 작동하여
고통 당하는 존재와 자신을 서로 다른 존재로 분리하게 되고
그런 상태에 빠진 사람을 우리는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부른다.

한 번 분열이 시작되면,
아주 조그만 어려움까지 일일이 분열시켜 다중인격을 지니게 되며,
(폭행당한 영이, 왕따 당한 순이, 작은 실수한 영자...)
결국 진짜 자신은 아무런 어려움도, 아무런 고민도,
아무런 발전도 없는 상태에 갇히게 된다고 들었다.


조승희의 동영상 일부를 봤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그가 정신분열 상태에 있음을 다들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다시 가슴이 아파왔다.
무엇이 그 젊은이를 정신분열에 이르게 했는가.
그의 평생에, 잠시라도 그를 보듬어 준 사랑의 기억조차 없었던 것인가.
지독하게 외로웠던, 고통 받았던, 세상을 증오했던
결국 악마가 되어버린 그에게 필요했던 건
따듯한 사랑의 말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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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kitani 2007/04/21 14: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러게요.
    촛불애도식보다 중요한 건
    그와 같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데..

    • hanos 2007/04/23 22:50  address  modify / delete

      '희생자'로써 조승희 추모석이 설치된 것이나
      그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긍정적 반응이 놀랍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