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from diary 2010/04/20 17:38



몇 주 전, 중요한 보고에서 짧은 영상물을 틀게 되었다. 정말 중요한 보고였기에 관련된 장비와 리허설을 이중 삼중으로 준비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만약을 대비해 2대의 노트북을 준비하고 빔 프로젝터와 대형 TV를 준비했다. (프로젝터로 틀기로 했다가도 갑자기 TV로 변경하여 상영해야 하는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했다.) 전시회장 스피커나 TV 스피커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별도의 스피커도 마련했고, 영상물 소스는 DVD로 여러 장 굽고, 하드에도 옮겨두고, 웹에도 올려두었다. 물론 소스는 PDP와 LCD를 오가며, TV의 인치와 해상도를 바꿔 틀어보아 최적화된 포맷으로 최종 렌더링했다. 코덱과 플레이어도 여러 버전으로 준비하고 설치했다.

드디어 발표 당일, 그렇게 준비된 장비들을 연결할 전원 콘센트가 위치한 준비실 도어 자물쇠가 고장 나는 바람에 전원을 끌어오지 못하여 영상물을 틀지 못했다. 문을 부수고 싶더라.

어찌 보면 그냥 발표 당일에 노트북 하나 들고 와서 대충 프로젝터 연결하고 틀었어도 문제없이 상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평소엔 그래도 항상 잘 됐었다!) 아니면 그 때 준비했던 것 보다 10배 더 철저히 준비했어도 또다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 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은 '하필 그 때 자물쇠가 고장 나다니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 아니라-_-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고 한 일에도 여전히 어찌할 수 없는 ‘우연성’이라는 요소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며, 참 사소한 일들에도 항상 먼저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절대 완벽해질 수 없고, 당장 한 시간 후의 자기 인생도 온전히 컨트롤할 수 없는 존재임을 또 다시 확인했다.

(다행히 총 세 번의 보고에서 한 번만 이런 문제가 생기고 나머지 두 번은 성공적으로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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