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030
20090203, 화요일, 봄 날씨
한국판 프로젝트 런웨이를 봤다. 가장 눈에 띄었던 출연자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패션스쿨에 최연소로 입학한 화려한 경력을 가진 여자분이었는데, 벌써 4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과제 진행을 맡은 선생님께서 그녀가 작업중인 작품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했는데 그 배경 화려한 출연자의 반응이 참 가관이었다. ["지가(선생님이) 뭘 안다고 나한테."] 그녀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특이한 캐릭터를 가진 세계적 천재인 것일까? 관심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미션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모델들과 함께 런웨이에 섰다. 고된 작업으로 초췌한 디자이너들 옆에서 모델들이 멋진 스타일을 뽐내고 있을 때, 웬 어색한 옷 비스무레한 걸 걸치고, 몸에도 맞지 않아 자꾸 떨어지는 천을 붙잡고 있는 불쌍한 모델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머리부터 발 끝까지 빛나는 스타일을 뽐내고 있는 아까 그 경력 화려한 참가자가 서 있었다. 결국 디자인을 떠나 기본적으로 옷을 잘 만들지도 못하는 그녀는 첫 번째 탈락자가 되었고 다시 한 번 가관스러운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 재미있게 하려고 일부러 나 떨어트린 거잖아."]
그녀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을 1g도 갖지 못한 사람 같았다. 현실 파악을 못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게다가 겸손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무능력한 사람보다, 실패해도 남을 탓하며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위험하다. 발전의 싹이 원천봉쇄된 사람이랄까.
어쨌든 각본이 있는 TV 프로그램인 만큼, 그녀가 일부러 그런 캐릭터를 맡아 연출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일찍 예선을 마치고 그 대단하다는 패션스쿨로 돌아가 부디 뛰어난 디자이너로 성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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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래도 계한희씨 일찍 떨어져서 아쉬워요. 센스 있어보이던데.
이 일기를 쓸 때만 해도 참가자보다는 (당연히) 주최자 쪽의 전문성과 결정권을 크게 생각해서, 탈락한 계한희씨를 너무 거침없이 폄하한 감이 있다오. 몇 주 지나고 보니 주최측에 참 문제가 많아 보이더만. 특히 이소라씨-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