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태풍, 킹콩

from concern 2006/01/06 02:33


출처
ozzyz review
http://ozzyz.egloos.com/


태풍 단평
이토록 명백한 '덩치큰 재앙'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한동안 두문불출했다. 20자로 소모하기에도 아까운 영화에 단평으로라도 발언을 하고자 함은, 200억+알파의 소요비용과 이에 투영된 노동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배고픈 글쟁이로서 견지할만한)다. 작금의 한국영화지형도에서 <태풍>같은 영화의 출연은 사실상 죄악에 가깝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혹은 '남벌'류의 작품에 눈물을 흘리며 애정을 토로했던 해군사관학교 출신들에게 자신있게 권하고픈 희대의 민족주의 선전영화(정치적 신중함은 바라지도 않는다. 민족에 대한 과잉 패티시즘에 더불어 엉망진창으로 무너지는 영화적 만듦새까지, 그야말로 명불허전). <태풍>에 관련한 모든 특집과 기획 기사를 과감하게 취소해버린 우리 (곤조있는) 편집장의 기회주의적 탄력성을 깊이 사랑한다.



킹콩 단평
시사회장을 나오는 길에 만난 선배는 "타임캡슐에 넣어서 영화의 역사가 끝난 이후에도 길이 남겨야 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적극 동감하면서 한 마디 첨언하자면, 피터잭슨의 <킹콩>은 창작에 대한 작가적 자존심과 복원을 둘러싼 진중한 겸손함, 그리고 시각효과 기술의 진보(적 활용)을 아우르는 모든 면에서 정점을 이룩한 기념비적 오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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